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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우리 아이가 성범죄 조사를 앞두고 있어요

출석 요구를 받은 날부터 조서에 서명하는 순간까지, 경찰 조사 단계에서 부모가 알아야 할 것들을 정리했습니다.

청소년성범죄 칼럼2 - 소년사건변호사

경찰서 여성청소년과에서 전화가 옵니다. 아이 이름을 확인하고, 조사받으러 나와야 한다고 합니다. 전화를 끊고 나면 머릿속이 하얘집니다.

무슨 일인지 정확히 모르고, 아이에게 물어도 제대로 말하지 않습니다. 언제 가야 하는지, 같이 들어갈 수 있는지, 가서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는 상태로 며칠이 지나갑니다.

이 며칠이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순서대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출석 요구를 받았을 때

경찰이 말한 날짜에 반드시 그날 가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피의자 조사는 강제로 끌고 가는 절차가 아니라 출석을 요구하는 절차입니다. 학사 일정이나 변호인 선임 때문에 준비가 필요하다면, 사유를 밝히고 일정을 조율할 수 있습니다.

다만 오해하지 않으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조율은 가능하지만 회피는 다릅니다. 연락을 받지 않거나 이유 없이 출석을 미루는 일이 반복되면, 그 자체가 불성실한 태도로 기록에 남고 이후 판단에 영향을 줍니다. 한두 차례 일정을 조정하되, 그사이에 준비를 마치는 것이 맞습니다.

그 며칠 동안 하실 일은 아이에게서 사실을 듣는 것입니다. 혼내려는 자세로 물으면 아이는 축소하거나 숨깁니다. 부모에게 숨긴 사실이 조사실에서 처음 나오는 것만큼 대응을 어렵게 만드는 상황도 없습니다.

부모는 조사실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피의자가 미성년자인 경우, 법정대리인 등 신뢰관계에 있는 사람이 조사에 동석할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244조의5). 경찰 내부 규정도 소년을 조사할 때 보호자에게 연락하고, 진술거부권과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알기 쉽게 설명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동석은 신청해서 이루어집니다. 요구하지 않으면 그냥 넘어가는 경우도 있으니, 출석 전에 미리 말씀하시는 편이 확실합니다.

동석한 부모의 역할은 대신 대답하는 것이 아닙니다. 옆에서 답을 알려주려 하면 조사관이 제지하고, 조서에도 그 정황이 남습니다. 역할은 다른 데 있습니다. 열여섯 살 아이가 낯선 어른들 사이에서 두 시간 넘게 질문을 받으면, 사실이 아닌 것도 그렇다고 대답하게 됩니다. 빨리 끝내고 싶어서, 분위기에 눌려서, 무슨 뜻인지 모르면서도 고개를 끄덕입니다. 옆에 부모가 있다는 것만으로 그 압박이 줄어듭니다.

침묵과 거짓말은 다릅니다

진술을 거부할 권리는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이 권리가 있다는 사실 자체는 아이도 알고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다른 쪽입니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과, 사실이 아닌 말을 하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성범죄 사건에서 초기 진술을 뒤집는 일은 대단히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처음에 부인했다가 물증이 나와 말을 바꾸면, 그 시점부터 아이의 말은 전체가 의심받습니다. 그리고 뉘우치는 태도가 없다는 평가로 이어집니다. 소년사건에서 반성 여부는 처분을 정할 때 실제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요소입니다.

기억이 분명하지 않으면 분명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이 맞습니다. 없던 일을 지어내지 않고, 있었던 일을 없다고 하지 않는 것. 이 원칙 하나만 지켜도 이후 절차가 훨씬 단순해집니다.

조서에 서명하기 전에

조사가 끝나면 조사관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를 읽고 서명하게 됩니다. 이 단계를 형식적인 절차로 여기고 그냥 넘기는 분이 많습니다.

조서는 아이가 한 말을 그대로 옮긴 것이 아닙니다. 조사관이 정리해서 문장으로 만든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뉘앙스가 달라지는 일이 자주 있습니다. “잘 기억나지 않는다”가 “그런 사실이 없다”로 적히거나, 조건을 붙여 말한 내용에서 조건이 빠지기도 합니다.

끝까지 읽으시고, 다르게 적힌 부분은 수정을 요구하십시오. 이것은 항의가 아니라 정당한 권리입니다. 서명한 조서는 이후 검찰과 법원에서 계속 따라다니고, 나중에 “그런 뜻이 아니었다”고 설명하기는 훨씬 어렵습니다.

이 단계가 왜 중요한가

경찰 조사가 끝나면 사건은 검찰로 넘어가고, 검사는 소년부로 보낼지 정식으로 기소할지 판단합니다. 성범죄 사건에서 이 판단은 아이에게 전과와 신상정보 등록이 따라붙느냐를 가르는 지점입니다.

그런데 검사가 그 판단을 할 때 손에 쥐고 있는 것은 대부분 경찰 단계에서 만들어진 기록입니다. 재판이 시작되고 나서 뒤집기보다, 그 기록이 만들어지는 순간에 제대로 만들어 두는 편이 훨씬 확실합니다.

오늘 하실 수 있는 일

아이와 마주 앉아 무엇이 있었는지 끝까지 들으십시오. 중간에 자르지 말고, 판단하지 말고, 끝까지. 그리고 그것을 시간 순서대로 적어 두십시오.

기록을 읽는 쪽에서 무엇을 보는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차이가 큽니다. 저는 성범죄 재판부에서 그 기록을 읽고 판단하는 자리에 있었습니다. 조사를 앞두고 계시다면, 출석 전에 한 번 상담받아 보시기를 권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제도 설명이며, 개별 사건의 결과를 보장하거나 예측하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